2003년은 유독 어려운 기후적 조건으로 샴페인에 있어 매우 독특하고 다사다난한 한 해였습니다.
건조한 겨울과 싹이 이른 시기에 움트기 시작한 봄에 이어 두 차례의 심각한 서리가 발생하면서 샤도네이 포도가 특히 많이 손실되었습니다. 8월은 평균 기온이 28.5도로 평년보다 10도 높은 기록을 세웠습니다. 첫 수확은 1822년 이래 가장 이른 8월 23일에 이루어졌지만 포도밭 구획들 간 포도 성숙도의 편차가 워낙 심하여 샹파뉴 지역에서 평소와는 달리 각 마을의 수확일을 정할 수 없었습니다. 이에 따라 수확은 10월 초까지 계속해서 이어졌습니다.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극단적 기후 조건이 나타났던 해였습니다.
수확이 끝날 때 즈음 소량의 수확량, 건강한 상태의 포도와 예상대로 과성숙한 포도도 있었지만, 강렬한 열기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일부 포도나무가 성숙을 멈췄던 관계로 예상치 못하게 덜 익은 포도들도 있었습니다. 이는 크루그가 모든 포도밭 구획의 개별적 표현을 존중한 덕분에 관찰할 수 있었고, 이로 인해 와인메이킹 팀이 탱탱한 과일과 함께 놀랍도록 신선하고 향긋하며 잘 균형 잡힌 와인을 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.
크루그 2003에는 2003년 한 해의 이야기와 그해 직면했던 어려움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습니다. 적포도 와인은 평소보다 더 많은 양을 포함했고, 샤도네이(29%)는 적게 가미하여 아로마의 풍부함을 더했습니다. 블렌드의 표현과 생동감은 생트 젬므(Sainte Gemme), 빌베나르(Villevenard), 쿠르마스(Courmas)와 같은 마을의 뮈니에 포도밭 구획에서 생산된 와인(25%)에서 비롯됩니다. 몽타뉴 드 랭스의 남쪽과 북쪽 경사면에서 생산된 아름다운 구조와 바디감을 지닌 피노 누아(46%)는 균형과 순수함을 더합니다.
셀러에서 10년 이상의 숙성으로 정교함을 얻은 크루그 2003은 지금 즐기기에도 좋고, 향후 몇 년간 즐길 수도 있습니다. 모든 크루그 샴페인이 그렇듯 크루그 2003 역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풍부한 매력을 자아낼 것입니다.

저장고에서 보낸 시간:

크루그 저장고에서 10년 동안 그 특유의 표현력과 우아함을 발전시킨 이 보틀은 여름 2013년에 병입되었습니다.